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삶이 너무 힘들어요. 왜이리 어려운 것 투성이일까요. 남과 비교하고 뛰어나고 싶은 마음이 늘 현실에 벽에 직면하게 합니다. 누구나 그럴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의 힘듦과 고단함을 너무 큽니다. 그 때에 잠시라도 나의 생각을 저편으로 보내 줄 책이 필요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빌리고 난 후, 첫장을 읽으면서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읽었던 책이다." 보통이었다면 다른 책으로 넘어갔겠지만 그저 묵묵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사소한 남들은 모를 고민에도 이렇게 힘든데 이 작가님은 많은 부분이 공개되어 삶을 사시는 분이라는 생각과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이 분에게 나와 같이 사소한 것에도 신경 쓰이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안도감... 또 그녀를 행복하게 해준 그 좋은 사람들까지 .. 그들을 다시 보고 싶었다. P53 가끔 세상을 살다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이 다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슬프게도, 대개는 나쁜 사람을 볼 때 그런 생각을 한다. 어쨌든 이들이 내게 준 교훈이 하나 있는데 절대 그들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끝내 그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어쩌면 나를 위한 위로이면서 누군가의 위로가 되길 바라는 글이다. p98 살아 있는 것과 살아 있지 않은 것의 차이 중 가장 뚜렷한 것은 살아 있는 것들은 대개 쓸모없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게 화분이라면 필요없는 누런 이파리나, 그게 꽃이라면 시들거나 모양이 약간 이상한 꽃 이파리들을 달고 있다는 거다. 반대로 죽어 있는 것들, 그러니까 모조품들은 완벽하게 싱싱하고, 완벽하게 꽃이라고 생각되는 모양들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 누구나 살아있는 존재라면 살아있다는 증거로 쓸모없는 것들을 가진다. 나의 부족함에 너무 질타하지도 말고 남에 쓸모없는 것에도 너무 미워하지 않아야 할텐데 ------------------------------------------------------------------------------------------------------------------- p140 고독한사람들이 내 곁에 넘친다. 예전에 내가 정말 힘들고 외로웠던 시절, 내가 무슨 말을 하면-주로 독자들의 리뷰였지만- 심한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말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어느 순가, 나는 사람들에게 이해받기를 포기했고, 나 스스로 책을 읽고 기도를 하면서 내 상황을 변화시켜보려고 애썼다. 그리고 운이 좋아서 어느 정도는 그런 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요즘은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곤 한다. “좋아, 아주 편안해..... 심지어 가끔은 행복하기도 하다니까.” 그러면 사람들은 말한다. “네가 말은 그렇게 해도 얼마나 힘들겠니? 내가 도와줄 일은 없을까?” 참 이상하게도 그건 내가 실제로 아파서 어쩔 줄 모를 때 듣고 싶은 위로였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라고 다를 건 없다. 아이들이 심심해, 심심해하면서 놀아달라고 하면 갑자기 내가 써야할 글들을 떠오르면서 그렇게 바쁠 수가 없다. 그런데 어느 순간 조용해져서 나가 보면 혼자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만족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러면 나는 다가가서 괜히 볼도 꼬집어보고 곁에 앉아 툭툭 건드려도 보면서 말을 거는 것이다. “심심하다면서? 엄마랑 체스 한판 할까? 아까 엄마보고 놀아달라고 했잖아!” 그러면 십중팔구 아이들은 신경질을 부린다. “싫어. 아까는 그랬는데.... 저리가! 나 지금 너무 재밌단 말이야!” 그러면 나는 왠지 아이들 곁을 떠나기가 싫어진다. 아이가 나를 너무 귀찮아하는데도 그렇다. 이 가을 고독한 사람들이 내 곁에 넘친다. 고독은 그러니까... 스스로 고독하지 않아야 사라지는 이상한 것인가 보다. - 나또한 사람들에게 부탁을 받으면 왜 그리도 바빠지고 그 동안 미뤄 두었던 일들이 생각나는 지 모른다.최소한 나와 가까운 그들에게는 그러면 안되는 데 책을 읽으며 참 나를 반성하게 된다. ------------------------------------------------------------------------------------------------------------------- P143 “네가 그 소문들이 일어나는 중심부에 나가 자주 사람들하고 어울리면 돼. 한마디로 자주 만나 자주 술을 마시고 자주 남의 소문에 대해 입에 올리고-특히 나쁜 일에 열을 올리며-그러면 모든 일이 해결될 거야.”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어보니 그 친구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사람들은 자기와 함께 자주 눈앞에서 다른 사람을 흉을 보는 사람의 욕은 절대 하지않아. 왜냐하면 다음에 그 사람이 혹여 자기가 잠깐 빠진 자리에서 자기 욕을 하고 있을 게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지.” “어떻게 그걸 막자고 내가 술자리에 나가서 남을 욕하고 있어?” 내가 어이없는 듯 물으니, 친구는 대답했다. “그러면 간단해. 그냥 못 들은 척하고 살든지.” - 정답! 그러면 간단해. 그냥 못 들은 척하고 살든지! p170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어림도 없지. 하지만 날마다 연습하면 어느 순간 너도 모르게 어려운 역경들을 벌떡 들어 올리는 널 발견하게 될 거야. 장미란 선수의 어깨가 처음부터 그 무거운 걸 들어 올렸던 것은 아니잖아.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날마다 조금씩 그리고 가보는 것.... 조금씩 어쨌든 그쪽으로 가보려고 애쓰는 것. 그건 꼭 보답을 받아. 물론 네 자신에게 말이야." - 말해줘서, 글을 써줘서 고맙습니다. 작가님이 받은 그 느낌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저에게도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추천: 그냥 호기심에 행복하신 분들이 읽으시는 것은 막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힘들고 화나고 짜증이 날때 읽으시는 것을 더욱 추천드립니다.